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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가을...이때쯤이면

by onlyjsc 2002. 9. 26.
 

지난 주 설교말씀이 뭐였더라?
성경을 펴 보면 알듯 싶기도 하지만 이미 내 살이 되어 있을 말씀을
궂이 살 한점 떼어 "아- 이거였구나" 하고 말할 필요 있나? ㅎㅎ
애써 기억 하지 않아도
"무~드"말씀 하신것은 생각이 나는데.....(들켜버린 영성)

문득 눈앞에 세워진 10월을 맞이하고 보니 무~드 라는 단어는
가을이라는 계절과 함께 나를 저 머~언 옛날로 이끌어 간다.
갑자기 고향의 가을 밤기운이 그리워 잠시 밖을 나가보니
맑은 하늘에 차가운 밤 공기가 참으로 상쾌하다.
이쯤되면 무드(?)속에 있던 지난날이 떠올라 마음까지 미소진다.


신혼이었던 초가을 어느 저녁
괜시리 촉촉한 마음이 되어 그이를 졸라 30 분 거리 이태원을
걸어서 갔다.
아주 복잡한 곳만 피한다면 얼마든지 무~드 있는 커피숍은 너무도 많다.
그이랑 마주앉아 커피를 마시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흘러나오는 I'm in love with you..나
강한 듯 싶어도 푸근한 마음을 느끼게 하는
Sanfransisco Bay같은 음악을 들으며
말없어도 전해지는 우리의 사랑을 맘껏 느껴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그이 팔짱을 끼고 행복하게 걸었는데..
전에 가본적이 있는 분위기 있는 커피숍을 지나치려는 그이팔을 끌며
"여기 가자" 했더니
"거기 재미없어 .." 하면서 내손 잡아 이끌고 간곳은
아--사람 북적거리는 포장마차 였다..
구겨진 종이처럼 꿀꿀해진 마음에
닭발을 어구어구 먹어대고 돌아오는 내 발걸음이
즐거울턱이 없는건 당연할터인데
왜그러는지 조차 모르는 그이땜에 나는 더 약이올랐다..

"왜 그러는데? 내가 뭐 잘못했어?" 하는 그이말을 뒤로 빼돌리면서
"그렇게도 날 몰라?
이쪽으로 들어가자 그럴때 눈치좀 채야지 ..모처럼 분위기 있게
있고 싶었는데 -닭? 발?- 이게 뭐야? 도대체 무~드가 없어.무~드가..."
투덜투덜거리면서도 다음에는 알아줄 것을 기대하며 타박타박 걷고 있는
내 한걸음 뒤에서 들리는 그이 음성이
내 일생 무~드 없이 살아가야 할것을 알리면서 나를 확-- 깨웠다.

"아 - 도대체 그 무~드가 한근에 얼마야? 내가 사줄께.
없는 무~드를 어떡하라고....?"

200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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