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허물을 이쁘게 봐주시는 분들께 드리는...아래 사진은 매직아이 입니다)

우리의 삶의 현장은 토요일새벽이면 더욱 치열하다
가게들이 모여있는 골목이 토요일이면 활기찬 장터가 되기 때문인데
주중에는 가게로 상인들이 사러 오지만
토요일이면 팔다가 쳐진옷 또는 싸게 팔 수 있는 물건들을 랙에다 걸어두고 가게 밖 골목에서 장사를 한다
자리싸움도 치열해서
매주 토요일이면 남편이 새벽 3시 전부터 나가 준비를 해 놓고
나와 아이들은 5시쯤 일어나 가게로 가서 6시쯤 부터 시작하게 되는데
지금은 워낙 심한 불경기로 보따리 장사꾼들이 많이 줄었지만
불과 1-2년전만 해도 LA 근교와 중남미쪽은 물론이고 하와이 심지어 아프리카에서도 오는 사람들로 인해 정말 재미있게 장사 할 수 있는 토요일이었다
어디나 그렇듯 사람들이 모이는곳에는 도둑들도 있게 마련이다
우리에게서 물건을 산 손님이 한 두시간쯤 후에 올테니 맡아달라며 자기가 산 물건까지 함께 맡겨두고난 후
다른 팀을 보내 물건을 사는듯 여러 사람들로 북적이는 사이 꽁꽁 잘 간수해 둔 보따리를 훔쳐가고는 잠시후 맡겨둔 손님이 와서 얼토당토 않게 비싼 물건값으로 요구하는 일도 있고... (결국 다 알게는 되지만 소용없어지는 일),
쌍으로 와서 훔쳐가는 사람들도 있고,
가짜돈으로 사기치는 사람들도 있다
장사꾼이 물건을 산 가방을 옆에 놓고 잠시 무얼 하는사이 물건을 몽땅 집어가는 도둑도 있고
현찰로 몇만불씩 가져와 물건을 구입하는 장사꾼들마져 현금을 소매치기 당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눈뜨고 코베어가는 곳이기도 한다는 말씀인데
우리같은 사람들은 도둑을 맞았는지조차 모를때도 부지기수다..
여러 사람을 만나다 보니 의심스러우면 거의 맞아 떨어지는 도통하는 부분도 있다
히스패닉계 두 자매는 항상 같이 다녔고
하나는 이쪽에서 또 하나는 저쪽에서 물건을 고르는데
그런 사람들은 보통 꼭 다른 손님이 있을때만 오기 마련이기에 늘 의심이 가서 눈여겨 보게 된다..
그러다 눈이라도 마추치면 옷 한장 두장을 사가지고 가지만
나의 손길이나 눈길이 못 미치는 사이엔 휴~~ 심증만 굳어질 밖에...
그런데 그 토요일.... 바로 옆가게 사람이랑 이야기를 하는 도중
랙 한쪽 구석에 서있다 돌아서는 그 자매중 한 여자를 보는 순간...내 온 몸으로 돋는 직감이 1000 % ... ㅠㅠ
팔에는 두개의 큰 봉지가 걸려 있었고 내가 그 백을 열어 줄 수 있겟냐고 물었을때 망설임 없이 열어보이는 그녀의 표정은 ---(너 내가 도둑질 한거 아니면 어쩔려구 그러니? )--- 하는 당당한 표정이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이기에 아닐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번개처럼 지나가면서 등줄기로 긴장감이 찌르르 스쳐 내려갔지만 그다지 틀림이 없는 내 직감을 믿으며 그녀가 주는 백을 열어보니 .....아뿔싸! 우리집 물건이 아니다..
그걸 확인하자마자 쌩- 하고 돌아서는 그녀를 애써 긴장감을 누르며 잡고서
다른 백을 열어줄수 잇겟냐고 다시한번 요구하자 못들은척 가려는 그녀...
그러나 이미 획 낚아챈 내손에 의해 열려진
그녀의 또다른 봉지백에서 주르르 쏟아지는 우리 물건들....
상황은 역전되었다..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너 이거 뭐야? 이거 너꺼야? 왜 그랬어? 어쩔꺼냐?) 하면서
그녀의 손목을 잡아 끌고 경비에게로 가려는 내 시늉에 그녀는
(내가 돈줄께...돈 내면 될꺼아니냐? ) 하면서도 내 손에서 팔을 뺀다..
골목의 수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몇번의 실랑이가 있었고 못 이기는척 물건을 뺏고 그녀를 보낸후....ㅠㅠㅠ
순간 일어난 상황속에서의 내 모습을 보며 난..
함께 장사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바로 쳐다 볼수가 없었다..
그녀가 상습적으로 도둑질 한다는건 우리 주변사람들이면 다 알 수 잇는 일이었고 누구 한사람 나더러 잘못했다는 사람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죽 먹고살기 힘들면 저러고 살겟나 싶은 생각과 함께 너무나 수치스럽고 당황햇을 그녀의 모습이 눈앞에 다시 새겨지니 내 머릿속에서 엉켜지는 부끄러운 내 모습때문에 얼굴이 화끈거려 미칠것만 같았다..
더구나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비춰진 내 인격으로는 아마도 많이 놀랐을 이웃들을 생각하니....ㅠㅠㅠ
물론 당시 내가 그 자리를 떠날 수 잇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남편처럼 물건만 뺏고 그냥 돌려 보내던가 좀 조용히 처리할 수 잇는 문제였는데 마치 그 여인을 향한 내 모습은 죄인을 죄인처럼 다루는 의인같은 모습이 아니엇던가..
오래전 내 모습이 생각났고...(묻지는 마시라..ㅎ)
탕감받은 죄인이 생각나니 순식간에 몰려오는 주님의 책망에 대한 두려움과
크리스챤으로서의 덕을 세우지 못한 것에 대해 말로다 형언할 수 없는 후회막급에 어찌해야 할 줄을 몰랐다.. 제 정신이 아니었던 게다
더구나 어려서 부터 지금까지 싸움이라는거 정말 잘 모르고 싫어하고 살아왔는데 지난 내 생애를 통 틀어 2년전쯤 한번 그리고 지금의 내 모습은
그다지 좋지 않은 표현으로 할때 어감으로 느껴지는 (한국의 50대 장삿꾼 아줌마) 라는 거 외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 스스로도 많이 놀란 현실이 되어 버렸다..
어떻게 몇시간을 지냈는지 모르겟다.. 뭘 먹었는지도 모르겠고...
내 모습에 놀란 나자신과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겠니? ) 하시는 주님의 음성이 들리는 듯하여 심장은 쿵쿵거리고...
집에오자마자 주님앞에 솔직하고도 처절한 회개를 했다.. 죽을거 같아서......
그리고
다시한번 생각한다..
누가 나에게 어떻게 하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것을.....
받아들이는 내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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