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지난 직장생활

by onlyjsc 2014. 11. 19.

 

 

에효~~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눈이 침침하다...
눈이 나빠졌나 햇더니
하루에도 몇번씩 사무실과 공장을 왔다갔다 하는사이 안경에 뿌옇게 올라앉은 먼지를 느끼면서도 수건 집어 안경닦을 시간도 없다
화장실도 참지 못할 정도나 되어야 가고
점심도 때로는 서서 오분만에도 마치고 때로는 시간놓쳐
그나마 먹을 시간도 없어 허기진 상태로 퇴근하기 일쑤다..


거래처와의 약속기간을 지키기에는 가슴 졸이는 압박감이 심한 일이지만
그런 스트레스 속에서도
복잡하고 힘든일을 해 내는 성취감은 일하는 즐거움을 더해 주기도 한다


오늘도 정신없이 보내고 난 퇴근길에
이민와서 2년만에 시작하여 10 여년 남짓했던 직장생활이 생각나 나도 모르게 웃었다.
지금은 가야하는 화장실도 참다 참다 못참으면 가지만
직장생활할때는 갈일이 없어도 적당한 시간이 흐르면 5분이고 10분이고 가서 머물다 오는것이 화장실이었고
그때 당시 여자 셋이었던 직장동료끼리 외출해서 먹고오는 점심시간이면 어김없이 부장님은 사무실 입구에 서서 두팔을 허리에 얹고 째려보시면서 시간을 넘기고 들어오는 우리들에게 몇번이고 무언의 메세지를 주시기도 할만큼 누려서는 안되는 시간을 누렸고
출근시간 늦으면 야단맞을까봐
먼저 온 동료끼리 출근카드 서로 찍어주다가 들켜서 혼난것도 여러번....
그래도 퇴근시간은 5시 5분전부터 준비해서 5시면 칼퇴근이다.....

근무시간에 꼬닥꼬닥 졸다보면
저쯤 뒷자리에서 부장님이 콩알만하게 뭉쳐 던진 종이돌이 뒤통수도 때리고
졸고 있는 머리 앞으로도 떨어진다
서류아래 몰래 깔아두고 성경을 읽다가 옆에 서계시는 부장님을 느꼇을때.. ... 어우 그땐 기절하게 놀랐지만....

어디 그뿐일까 너무 졸립던 여름날이면 시원한 창고에 은밀하게 만들어 놓은 우리들의 아지트에서 번갈아 가며 배짱좋게 낮잠을 자기도 한다
화장실 갔으려니 햇던 직원이 사라져 30분씩 나타나지 않으면 분명히 이곳 어딘가에 있을것이라는 짐작에 온 창고를 헤메며 찿으러 다니시는 부장님.... 그때 은신처 칸막이 사이로 눈 앞에 왔다갔다 하던 부장님의 넥타이...ㅎ 그래도 기가막히게 부장님이 사무실로 들어오시기 전 먼저 자리에 가서 앉아 시침 뚝떼고 열심히 일하는 척 했던 날들,,,

 


여자 셋이 한 직장에서 오랜 세월 함께 하다보니
왠만한 남자 직원들은 그 기에 눌려 과장님 부장님 외에는 그저
우리 여자들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었으니 짐작이 갈까?


봉급인상철에 할말 많은 여직원 세명이 함께 부장님께 면담을 요청하면
꽤 깐깐하시던 부장님이심에도 꼭 한명씩만 들어오라고 하시는데 그 이유는 ....ㅋ
여자셋이 한꺼번에 들어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쏟아놓으면 감당이 안되는 때문이었다는거......


돌아보면 즐거운 추억이기도 하지만 참 죄송스럽고 부끄럽기도 한 일인데
우리들의 그런 잘못을 크게 문제 삼지 않으시고 품어 주셨던 부장님..
오늘은 많이 생각이 난다..
그래도 분명한 한가지는 할일을 못하거나 혹은 안해서 혼난적은 진실코 없다..

 


지금 나는 퇴근 시간이면 그때 생각을 하며 종종 5분전부터 퇴근하라고 직원을 등떠미는 사람이 되어 감사하며 일하고 있다
그때 여러번 할일없이 다닌탓인지 지금은 화장실도 제때에 못가며 일을 하고
점심시간을 챙기기는 커녕 여유있게 앉아 먹을 시간도 없이 일을 하는거 보면...ㅎ
인과 응보가 이럴때 쓰는 말인지....

크리스쳔으로서
누구보다도 본이 되었어야 할 직장생활을 참 부끄럽게도 했었는데
아직도 그 직장에 있는 내 동료는 그때가 가장 행복한 때였다고 통화 할때마다 말한다.. 그런 시간이 추억이 될만큼 따스한 마음이 있었던 때라는 뜻으로 듣는다..

세월이 흐르며 세상은 많이 각박해 졋다..
지금 나는 비록 몇명 안되는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지만 한결같이
어디가도 이곳만큼 믿어주고 마음편히 일할 수 있는 곳이 없다며
아직 주님을 믿지 않는 저들의 입에서
여기는 하나님이 도와주시는 곳..이라며
우리 부부를 인격적으로 인정해 주는 그들과 함께
오늘도 감사하는 하루를 보내게 하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나는 행복하다..

'일상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휴가  (0) 2014.12.30
12월의 중앙에서  (0) 2014.12.15
친구  (0) 2014.10.20
생일  (0) 2014.10.17
주영이  (0) 2014.10.1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