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수로 탕감 받은 나..
더 이상 지을 죄도 남아 있지 않은 나..
이 찬 밤 공기에 부는 바람이 나랑 무슨 상관이 있어서 피곤한 몸을 잠 재우지 못하는지...
왜 캄캄한 시간에 밝힌 불은 아까워 끄질 못하는지...
쉽게 이 시간을 받아 들이지 못하는 사람들도....
나처럼 이 공기가 아까워 잠들지 못하는 어떤 사람들도 분명 있을텐데...
그들에게 묻고 싶다.
나 또한
의에 주려 목말라 하며 지샌 밤도 있었고
그분의 사랑땜에 날밤 샌적도 많았고
사랑의 편지를 눈물로 희열로 열정으로
온 밤 지새가며 들추었던 날들도 허다한데.여전히 그 사랑에 목말라 더욱 사모 하는데
어쩌라고 죄를향한 발걸음은 그리도 빨랐고 급하고 강렬하던지..
어쩌자고 이 밤...아직도
탕감받은 죄를 애써 새겨 보아야 하는지..
경건한 삶을 살아가는 자들에게 묻고 싶다
어떡하면 한결같이 진실하게 살 수 있는지.어떡하면 항상 정결하게 살 수 있는지..
그 마음에 떠 오르는 세상을 어찌 그리 쉽게 쳐 낼 수 있는지...
거의 매번 지고마는 내 의지는 버림받은 것인지..
그분의 사랑이 넘치고도 넘치는데
헤아릴수 없이 탕감 받은 그 은혜 아는데..
아직도 죽지 않은 내 속의 죄성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많이도 많이도 우겨 왔었다.
그날...
내 모든 수치를 허락하신 까닭에 나를 긍휼히 여기신 거라고..
그래서 이만큼 눈 감아 주시는 거라고..
하지만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
아무리 날 유혹하는 이 서늘한 밤 공기라 할지라도
내 피곤한 몸 잠재워 새벽을 맞아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난..충분히 새벽을 포기한다
아주 당연히....
경건하게 사는 사람들의 비결이 궁금하다.
바울 처럼 날마다 죽을 수 있는 비결..
답은..정답이겠지..이미 내가 알고 있는..
묻지 말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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