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어머니날

onlyjsc 2019. 5. 13. 20:30

시부모님도 다 돌아가시고 아이들도 아직 결혼을 안했으니 

어머니 날이라고 특별히 마음 쓰이는 곳 없이 맞이하게 되는데

딸래미가 카드도 쓰고 사랑한다고 허그도 하고 나름 아들이랑 정성스레 선물도 준비하고 

오후에는 롱비치가서 놀다가 저녁먹고 들어오자고 한다...

늘 부족한 엄마인데 그래도 이런 날을 통해 나름 수고를 알아 주는것 같아서 고맙고 미안하기도 하다..

 

그건 그거고

교회 다녀오니 먹을 것이 없다.

아들은 이거 먹을까 저거 먹을까 하는데 다시 나가기도 귀찮고, 배는 고프고, 남편도 피곤한지 꼼짝도 안하고

우리사는 동네는 딜리버리도 안되는데 딸은 교회서 데리러 오라고 한다... 우버타고 오라니 무섭다고...

결국 점심을 내손에서 해결해야 하는 남편과 아들을 보며

어머니날인데 주말 한끼 정도는 좀 신경써주면 안되나..싶은 생각에 갑자기 서운해진다.

어머니 날인데....

결국 전날 먹던거 꺼내고 냉동만두 꺼내서 부랴부랴 점심을 먹는데 

어머니날이 뭐라고 이래저래 마음상한 엄마들의 모습을

SNS 를 통해 보면서 점심 한끼에 내 감정도 슬쩍 거기 끼어 넣고 말았다..

 

어머니 날이니 안해도 되는 수고를 하는것 같은 마음으로 딸래미 데리러 교회가는 길이다.

10 살쯤 되었을까 싶은 아이가 길가에서 엄마랑 열심히 꽃을 팔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 엄마도 어머니날 하루만큼은 누릴수 있을수 있는데 꽃을 팔아야 하는구나

저 아이는 엄마를 도와 꽃을 팔러 나왔구나...햇빛이 이렇게 뜨거운데...

 

아들 딸의 정성에도 불구하고 점심한끼에 급 서운해진 내마음이 미안해 지는 순간이다.

교회있는 딸래미에게 전화를 걸어 카드 하나 준비하라고 하고 

교회도착해서 데리고 오는 30여분 동안 딸에게 그 아이 이야기를 하니 울 딸 정성스레 카드를 쓰고

그 카드안에 얼마간 마음을 담았다..

벌써 다 팔고 갔으면 어쩌나 싶어 부디 그 자리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부지런히 달려오니 아직도 꽃을 팔고 있다..

 

아들이랑 떨어져 엄마는 저쪽에서 꽃을 팔고 있기에

아들쪽에 가서 통에 얼마남지 않은 꽃을 보며 많이 팔았냐고 하니 웃으면서 그렇다고 한다...

얼마냐고 하니 12 불이란다

남은중에 이쁜 꽃다발로 골라 사고 아이손에 다시 돌려주면서 -이건 어머니날 선물로 니가 엄마에게 드려-  하는데

그 엄마가 가까이 와서 갑작스런 상황에 꽃을 받으며 고맙다고 활짝 웃는다..

그리고 아들에게 카드를 건네고 돌아오는데 우리 딸... 나도 나중에 엄마처럼 살도록 열심히 일할께...한다..

 

카드에는 이렇게 썼다.

어머니날 ..

엄마 도와서 일하러 온걸 보니 너는 분명 좋은 아이구나..

하나님이 보시고 널 축복하시겠다..

앞으로도 하나님이 항상 너와 함께 계시니 무슨 일이든지 하나님께 기도하면 들어주실꺼야.

우리 가족도 기도할께..

그리고 여기 넣은건 엄마,아빠 도우러 온 너에게 주는 하나님의 선물이니

엄마랑 아빠랑 오늘 저녁 맛있게 먹길 바란다.

GOD Bless you.. !!

 

나만 볼때는 언제나 서운함이 눈앞에 있는데

눈을 들어보면 언제나 하나님이 준비해두신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

감사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