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한 엄마
서기관 중 한 사람이 저희의 변론하는 것을 듣고 예수께서 대답 잘하신 줄을 알고 나아와 묻되 모든 계명 중에 첫째가 무엇이니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첫째는 이것이니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에서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 (마가복음 12:28-31)
오늘 목사님의 말씀은 이웃 사랑의 첫째로 부모를 공경하라 는 것이었다..
부모를 향하여 받은 은혜는 당연한 것이고, 요구 사항은 언제나 당당한 것인 우리들에게 부모의 헌신적인 사랑을 일깨우는 그런 말씀이었다.
부모를 공경하라 하는 대목만 나오면 그저 내 맘에 송구스러움과 죄스러움이 범벅이 되는 부족한 나의 모습 때문에 오늘도 몸둘바를 몰라하며 교회문을 나섰다..
집으로 돌아와 몇가지 할일을 하고 나니 일찌기 저녁이 찿아든다..
어느새 계절이 바뀌어 이쯤이면 벌써 서늘한 기운이 들고, 말씀이 주는 부담때문이었는지 피곤하여 좀 쉬어야 겠다 하고 따뜻한 곳에다 몸을 누인다..
내 생에 신비스런 기쁨을 주고 생명으로 태어나 꼬물거리던 녀석이 벌써 열 세살이 다되어 사춘기라며 머리에 힘을 주고, 목소리에 힘을주고, 또 말에도 힘을주어 때론 엄마 알기를 친구쯤이나 저 아래 동생쯤으로 여기기도 한다..
작년 이맘때쯤 영어 사전을 펴 들고 와서는 “엄마 나 이거야 ..”하며 보여준 단어는 puberty(사춘기) 라는 단어였고,,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 알아서 하란 말인가? 싶어 어이없던 그때부터 ,나와는 다른세대 다른 국가에서 아들이 겪을 사춘기에 미리 주눅이 들어 어찌하나 했는데 올해들어 심해진 아들의 사춘기적 현상은 때때로 내 혈압을 올리고, 황당하게 만들기도 한다..
잘 모르긴 하지만 여자친구 선물 사줄일 생각하여 용돈을 아끼는 모양인데 가끔 아들의 돈으로 무엇을 좀 사면 영수증까지 내 보이며 꼭 돌려받는 치사한 녀석,,,
엄마 선물은 생각이나 하고 있는걸까?
하여튼,,
좀 쉬려고 누워있는 내 앞에서 무엇을 하는지 분주하게 왔다갔다 하더니 먹을것을 달라,, 리모콘을 달라..전화기를 달라..뭐 달라는게 많다..
-아들아 ..엄마가 좀 춥다 문좀 닫아줄래? 그리고 먹은 것 좀 치워라.. –
하고 싶은 일(채팅~TV) 을 하는 아들이 움직이기 싫은 눈치로 움직인다..
-아들아.. 엄마가 요커트 먹고 싶은데 숫가락하고 냉장고에 있는 것 좀 꺼내줄래?-
하자.. 엄마가 더 가까우니 엄마가 하란다..
엄마는 누어 있으니까 니가 좀 갖다주면 좋겠다 고 하는 내 말에 아들은 계속 우기기 시작한다..,
엄마.. 엄마가 더 가까워,,
그녀석,, ..좀 갖다주면 될텐데..새삼스럽게 서운해 지려하는 순간..
번뜻 오늘 설교 말씀이 생각났다..
좀 치사하긴 하지만.,,
슬그머니 웃음이 나는 것을 참고 여유있게 아들을 불러본다..
-아들아 ..오늘 설교말씀 뭐였지? 한번 말해볼래?-
퍼특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씀을 놓고 한 설교가 생각이 났겠지
갑자기 말문이 막힌 아들... 어이없이 당했다는 말투다..
_알았어..알았어,,.근데…엄마..정말 치사하다..-
웃으며 심부름하는 아들을 보며 치사하긴..너도 마찬가지지.. 속으로 변명하는 내 자신도 좀 치사하긴 했지만 어쨌든 오늘 말씀으로 이겨낸(?) 통괘한 순간이었고 더 기쁜것은 말씀이 아들속에 심겨졌다는 것이었다.
우리 교회 주일말씀은 이렇게 능력이 있다..ㅎㅎ
어쨌든 같은 말씀을 주시니 때론 아이들과 함께 말할 기회가 된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큐티 생명의 삶=JDM 도 마찬가지다
바쁜세대,다른 세대를 살며 가족과 함께 특히 아이들과 함께 공통적인 대화를 갖기는 힘든때인 것 같다..
가정으로 시작된 교회인데 오늘날 개인적인 신앙생활은 어느정도 된다 하지만 가정을 통해 성공적인 신앙공동체을 이루어 가는 것이 쉽지는 않은듯 하다..
이런 우리들의 갈급함과 문제점을 파악하시고 도우시는 목사님의 지혜와 배려에 정말 감사를 드린다..
주일에 선포되는 우리 교회 말씀을 통해 우리의 가정과 자녀들이 더욱 살아나는 귀한 예배로 열매 맺어지길 이시간 기도해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