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로 받아낸 축복기도
2004년 1월 6일 새벽기도
아내들아 남편에게 복종하라..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위하여 자신을
주심같이 하라(생명을 다해)
자녀들아 너희 부모를 주안에서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이 약속있는 첫 계명이니 이는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 하리라.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하라..
목사님께서 말씀 하신다.
복을 받는비결은..
복 주시길 원하시는 하나님께 복 달라고 기도하는 것과 복 빎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구하는 것이야 물론 하지만 윗사람에게 특히 부모에게 복 빎을 받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이삭의 축복이나 야곱의 축복을 통해 익히 알기에 오늘 말씀은 또 마음이 아프다..
지금은 피차 많이 좋아졌고 또 노력도 하지만 그저 딸들밖에 몰랐던 부모님 때문에 그것도 마음이 많이 아팠던 남편, 그 부모향한
마음의 상처와 오랜 물질의 연단으로 인해 가장으로 부모님께 마음을 다하지 못하는 것도 힘든데.. 나는 나 나름대로의 호된
시집살이를 지냈고 세월이 많이 지났음에도 남아있는 약간의 무엇때문에 아직도 마음을 다해 공경하지 못하는 내 마음속에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는 말씀은 그저 희망사항처럼만 느껴지는 것이다.
잠시 그런 마음들이 스쳐갔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피곤함에 잠을 조금 잤다.
잠에서 깨어났는데 갑자기 새벽기도의 말씀이 생각나면서 진한 감동이 온다.
그래.. 아버님께 가서 축복기도를 받자..
비록 예수님 영접한지는 1년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아직 한번도 자녀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을 빌어보시지는 못하신 아버님에게도
축복기도를 부탁드린다는것은 아버님또한 좋아 하시는 일이 되지 않을까 ?
젊어서 어머니께 가정에 소홀하신지라 가장의 모습을 내 세울수 없는 아버님이시기에 그런 생각도 든다
일석 이조다 .아버님 좋고 우리 좋고...
전화를 했다.
-어머니 .. 아버님 뭐 좋아 하세요?-
-요즘은 고기를 그렇게 좋아 하신다.. 갈비 푹 무른 것..-
-그럼 오늘 저녁 같이 먹을까요?-
했더니 귀찮으신 가보다.. -구정때나 먹자.-.하시는 것이다.
나는 마켓으로 가 통갈비를 사고 요리 잘하는 집사님께 갈비찜 맛있게 하는 방법을 물어
갈비찜을 했다.
겉절이도 하고, 이래 저래 음식을 싸들고 아이들과 함께 어머님 댁으로 갔다.
남편은 그쪽으로 바로 오라 연락하고는 ... 또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받고 싶은 축복기도의 제목들을
쓴뒤 도움을 줄 큰 시누이에게 전화를 했다.
-형님 ..어머니댁에 가는데 같이 가실래요?-
반색을 하며 함께 동행해 주는 형님께 나의 감동을 그대로 아뢰고 도와 달라고 말햇다.
아버님이 식탁을 대하고 앉아 계셨다.
싸온 갈비찜과 겉절이를 풀러 함께 저녁을 먹으며 잔뜩 기대를 하는데 뭔가 심상치가 않다.
술이 취하신 것이다.(어머니 말씀에 의하면 자식들이 온다하면 더 술을 드신다고..)
술취하면 늘 그렇듯이 안좋은것만 기억하셔서 어머님과 투닥투닥 다투신다.
마음이 않좋다. 축복기도 받으려고 왔는데 다 글렀구나...
-형님 ! 아무래도 오늘은 안돼겠지요?-
형님도 안타까운 모양이다.
그만 기대로 흥분된 내 마음은 시들어 지고 남편에게 그냥 집으로 오라고 연락을 하니
전화가 연결이 되지 않는 것이다.. 하나님 뜻인가보다 생각하고 올때까지 기다리는데
서로 약간의 빈정거림으로 다투시는 시부모님들을 보며 착잡하기 그지 없었다.
형님이 분위기를 위해 애쓰고 있는동안 그리 오래지 않아 남편은 왔고 .. 아직은 술기운이 조금 있지만 상관없다는 남편과 형님의 의견을 듣고 빙 둘러 앉은 자리에 아버님께 말씀을 드렸다.
-아버님 ! 오늘 새벽기도시간에 목사님께서 축복에 대하여 말씀해 주셨는데요.
자녀들이 부모님의 축복기도를 받는 것이 참 좋다고 그렇게 하라는 숙제(거짓말이지만)를 주셨기에 오늘 아버님께 축복기도 받으려고 저희들이 왔습니다.. 축복기도 해 주세요.-
아직 그런 개념을 잘 파악하지 못한 아버님은 마음에 있으면 되는 거지 무슨 기도냐? 시며 거절하신다. 잘 안통한다... 드디어 형님이 나섰다.
-아버지.. 얘들이 말씀에 순종하려고 이렇게 왔는데 그 축복권은 하나님이 아버지에게 주신 거예요. 축복기도 해 주세요..- 한다.
몇 번의 가벼운 실랑이 끝에 그러면 해 주마..고 하시는데 이렇게 이렇게 축복해 주시면 좋겠다고 올린 기도제목을 보시더니 -그냥 할란다- 시며 아들인 남편의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를 시작하신다.
(하나님 !! 이 시간 기도합니다. 이 아들에게 건강을 주십시오. 건강외에는 아무것도 필요 없으니 그저 건강하게만 해 주십시오..) ???
한 세 번정도를 그 기도만 반복하시는데 나는 마음이 서글퍼 지기 시작한다.
--하나님 ! 어쩌면 이렇게 하십니까? 제 마음아시지요? 자식을 향해 맘껏 축복해 주시길 기다리며 왔는데 어쩌면 기도조차도 맘껏 축복하지 않고 저렇게 빡빡하도록 하세요? ...-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이대로 기도가 끝나면 안되겠다 싶어 옆에 앉은 형님의 엉덩이를 막 찔렀다.
내 마음과 같은 형님인지라 내 뜻을 안 형님이 기도중에 나선다.
--아버지 건강만 있으면 어떡해요? 이런 것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고 이런 것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셔야죠?-
기도중에 멈추신 아버님..
-건강이 최고다, 건강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지 않냐?-
--아버지.. 그래도 축복해 주세요.. 이렇게 축복해 주세요.. 얘들이 믿음가지고 왔는데 이렇게 축복해 주세요..- 하면서 답답함에 애원까지 한다..순간 눈물이 핑 돈다.
그 후 우리는 아버님으로부터 형님의 요구대로 내가 적어간 기도의 제목들을 다 일러드리고 강제(?) 축복기도를 받아내었다.
술기운에 우리를 향해 섭섭함이 마음속에 없지 않은 상태에서 축복기도를 받으러 온 자식들이 미웠을까? 아버님의 마음이 어땠는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믿음으로 받는다... 하나님께서 내 마음을 받으셨으리라.. 야곱처럼 요셉처럼 부모의 축복을 사모한 내
마음을....아버님 입술로 소리내신대로 축복의 말이 이루어 지도록 책임져 주시리라. 그리고 좀더 잘해 드려야지...하는 다짐과
함께 돌아올때 형님이 말했다..
--우리 아버님도 아직 자녀들에게 손을 얹고 하는 축복기도는 안하셨는데 나도 제일 먼저 가서 받아야 겠다.. 오늘 좋은 것 배웠네..성경에 있는 그대로를 왜 우리는 못하고 살지?- 한다
그 가정은 믿음의 가정이다 목회자도 많이 있고 한인 노인회 회장이신 시아버님은 아주 신실하신 장로님이시다. 아마도 맘껏 축복해 주시리라 짐작하니 부러운 마음에 한켠 내 마음속이 아렸다..
내년에는 더욱 기쁨으로 마음을 다해 축복해 주시도록 .. 꼭 그래서만이 아니라 정말 부모님을 공경하도록 마땅한 의무를 위해 노력하리라..
2004/1/16